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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맞춤돌봄서비스 현장에서 집단 프로그램 마지막 회기를 맞이하던 날, 처음엔 "이런 거 잘 못 한다"고 하시던 어르신이 "벌써 끝났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한마디가 종결단계가 단순한 마무리 절차가 아니라는 걸 제게 분명하게 알려줬습니다. 집단의 시작만큼이나 끝맺음이 중요한 이유, 직접 겪어보니 이론보다 훨씬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끝난다는 말이 왜 이렇게 무거울까 — 양가감정
제가 노인맞춤돌봄서비스에서 전담 사회복지사로 근무할 때, 정서지원 프로그램이 마무리되는 시점마다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어르신들은 뿌듯해하면서도 어딘가 표정이 흐렸습니다. "끝까지 다 왔네"라고 웃으시다가, "이제 또 집에 혼자 있겠네"라고 조용히 말씀하시는 거였습니다.
이걸 보면서 이론에서 말하는 양가감정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몸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양가감정이란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잘 마쳤다는 성취감과 관계가 끊어진다는 상실감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입니다. 집단 성원이 이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사회복지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흥미로운 점은, 프로그램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어르신이라고 해서 종결이 더 쉽지 않다는 겁니다. 오히려 집단 경험이 풍부했던 분일수록 헤어짐을 더 크게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는 성원들의 이 감정을 "이상한 것"으로 처리하지 않고, 충분히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저 자신도 그 자리에서 아쉬움을 솔직히 함께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갑자기 끝났습니다 — 그게 가장 나쁜 종결이었습니다
방문요양센터에서 근무할 때 담당 요양보호사가 갑자기 바뀌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은 겉으로는 "어쩔 수 없지 뭐"라고 하셨지만, 실제로는 불안과 허전함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충분한 설명 없이 진행되는 종결이 얼마나 큰 혼란을 주는지, 그때 제가 직접 목격했습니다.
집단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지막 회기에 갑자기 "오늘로 끝입니다"라고 통보하는 방식은 성원들에게 상실감을 훨씬 크게 남깁니다. 그래서 저는 집단종결 준비를 최소 2~3회기 전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회기가 몇 번인지, 마지막 시간에 무엇을 함께 정리할 것인지 미리 안내하면, 성원들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실천기술론에서는 사회복지사의 역할 중 하나로 "집단의 종결이 임박함을 알리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 공지가 아니라, 집단 성원에 대한 배려이자 전문적 개입입니다. 집단종결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종결단계의 핵심 개입이라는 점을 현장에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또한 퇴행이라는 현상도 이 시기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퇴행이란 집단이 종결에 가까워질수록 성원이 초기 단계로 되돌아가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참여가 활발하던 어르신이 갑자기 말수가 줄거나 집단 참여를 조조해하는 모습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반응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당황하지 않고 개별 반응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처음보다 나오는 게 덜 어색해졌다" — 목표평가
종결단계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과정은 목표 달성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몇 번 참석했는지를 세는 게 아니라, 처음에 세운 목표가 실제로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살피는 겁니다. 이걸 개입 평가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집단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되짚어보는 과정입니다.
제가 직접 진행했던 인지활동 프로그램 마지막 회기에서 어르신들에게 "처음이랑 달라진 게 있으세요?"라고 물었을 때, 이런 말씀들이 나왔습니다.
- "처음보다 나오는 게 덜 어색해졌다"
-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으니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 "집에서도 조금 움직이려고 한다"
- "여기 오는 날이 기다려졌다"
숫자로 측정하기 어려운 변화들이었지만, 저는 이것들이 프로그램의 진짜 성과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복지실천기술론에서도 목표 달성 여부뿐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긍정적 혹은 부정적 결과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출처: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어떤 집단에서는 예상보다 성원 간 관계가 깊어졌고, 반대로 특정 어르신이 소외감을 느끼셨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솔직하게 기록해야 다음 집단이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성원 개인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피드백하는 것도 이 단계에서 빠질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끝까지 참여하신 것 자체가 큰 성과입니다", "다른 분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습니다"처럼 구체적인 말 한 마디가 어르신들이 집단 경험을 자신의 힘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끝난 뒤가 더 중요하다 — 성과유지와 사회복지사의 감정처리
집단이 끝났다고 해서 그동안의 변화가 바로 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성과유지라고 하는데, 집단에서 경험한 변화를 일상생활에서 지속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저는 마지막 회기에 항상 세 가지를 함께 안내했습니다.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간단한 활동, 이후 참여 가능한 지역사회 프로그램, 필요할 때 연락할 수 있는 기관 정보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종결이 "모든 지원이 끊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집단에서 얻은 힘을 일상으로 옮기는 시작"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어르신들에게는 종결 후 허전함이 더 크게 찾아오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사후 안부 확인이나 다른 서비스 연결도 미리 염두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회복지사인 저도 종결이 쉽지 않았습니다. 어르신들과 일정 기간 관계를 맺고 변화를 함께 지켜보다 보면, 프로그램이 끝날 때 보람과 아쉬움이 동시에 남습니다. 그때 느낀 건, 그 감정을 억누르지 않되 전문적인 관계 안에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자신의 아쉬움 때문에 종결을 흐리거나 성원에게 지나친 의존을 유도해서는 안 됩니다. 따뜻하게 마무리하되, 성원이 스스로 생활 속에서 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단 종결단계에서 양가감정은 왜 생기나요?
A. 집단 안에서 정서적 지지와 관계를 경험한 성원일수록, 끝난다는 사실이 성취감과 상실감을 동시에 불러옵니다. 제가 현장에서 본 어르신들도 "잘 마쳤다"는 뿌듯함과 "이제 혼자 있겠다"는 아쉬움을 한꺼번에 표현하셨습니다. 이런 양가감정은 이상한 반응이 아니라 집단 경험이 그만큼 의미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Q. 종결단계에서 사회복지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종결이 임박했음을 미리 알리기, 목표 달성 정도와 변화된 점 함께 확인하기, 개별 성원의 반응 살피기, 집단 이후 성과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자원 연결하기입니다. 마지막 회기에 갑자기 종결을 통보하는 것은 성원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줄 수 있어서, 제 경험상 최소 2~3회기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Q. 집단 종결이 중간단계랑 다른 점이 뭔가요?
A. 중간단계는 집단의 목적에 따라 구성원을 이끌고 목표 달성을 원조하는 시기입니다. 반면 종결단계는 그 과정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평가하고, 성원들의 양가감정을 다루며, 집단 경험이 일상으로 이어지도록 정리하는 시기입니다. 집단 성원 간 서열화 투쟁이 시작되어 책임 계약을 재확인하는 것은 중간단계에 해당하므로 종결단계와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프로그램 도중 도움을 별로 못 받은 성원은 종결이 더 쉬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도움을 많이 받은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 종결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움을 충분히 받지 못한 성원은 오히려 "더 하고 싶었는데"라는 미완성 감각으로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는 종결단계에서 모든 성원의 반응을 개별적으로 살피고, 필요한 경우 추가 자원이나 서비스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집단의 종결단계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닫는 절차가 아닙니다. 제가 노인복지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종결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성원들이 집단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고 앞으로의 생활에 활용하는지가 달라졌습니다. 미리 준비된 종결, 감정을 충분히 다룬 종결, 성과를 함께 확인한 종결이 그렇지 않은 경우와는 분명히 달랐습니다.
사회복지사를 준비하거나 현장에서 집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신다면, 종결단계를 형식적으로 처리하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성원들의 양가감정을 인정하고, 작은 변화들을 함께 확인하며, 집단이 끝난 뒤에도 성과가 일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진짜 종결입니다. 그 과정이 다음 집단을 더 잘 만들어가는 기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사회복지실천기술론 — 집단발달단계 종결단계 (보건복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