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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사회복지실천에서 집단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 1위는 '목적의 모호성'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노인복지 현장에서 이 문장이 얼마나 현실적인 말인지 직접 느꼈습니다. 어르신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는다고 해서 자동으로 집단이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서로 눈을 맞추고 말을 꺼내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비로소 집단 안에 흐름이 생겼습니다.
집단성원 참여촉진, 현장에서는 이렇게 씁니다
토스랜드와 리바스는 집단사회복지사의 실무 기술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집단과정 촉진 기술, 자료 수집 및 사정 기술, 그리고 행동 기술입니다. 이 중 집단과정 촉진 기술은 집단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본 엔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집단과정 촉진 기술 안에는 집단성원 참여 촉진, 주의 집중, 표현 기술, 반응 기술, 집단 의사소통의 초점 유지, 집단과정 명료화, 내용의 명료화, 집단 상호작용의 지도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서 집단과정 촉진 기술이란, 집단 안에서 성원들이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어 주는 기술 전반을 말합니다.
제가 노인맞춤돌봄서비스에서 전담 사회복지사로 근무할 때, 처음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나는 이런 거 잘 못 한다"며 뒤로 빠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때 "괜찮으니 해보세요"라는 말이 오히려 부담이 된다는 걸 제가 직접 경험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오시는 길은 괜찮으셨어요?" 같은 아주 쉬운 질문부터 시작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그렇게 하면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말문을 여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참여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이게 참여촉진 기술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용한 어르신에게 "말씀하시기 어려우시면 고개로만 표현하셔도 괜찮아요"라고 말하면, 그 어르신은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고 자기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반응 기술도 이와 연결됩니다. 사회복지사가 특정 성원의 발언에 지지하는 반응을 보이면 그 성원은 계속 참여하려 하고, 반대로 무반응이면 점차 말을 줄이게 됩니다. 지도자의 반응 하나가 다음 집단과정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뜻입니다(출처: 보건복지부).
- 쉬운 질문부터 시작해 어르신이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 조용한 성원에게는 비언어적 참여(고개, 표정)도 인정해 준다
- 사회복지사의 반응 기술은 다음 집단과정의 방향을 결정한다
- 참여를 강요하지 않고 참여 가능한 환경을 먼저 조성한다
집단역동성, 겉으로 보이지 않는 힘을 읽어야 합니다
집단역학이란, 집단 안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이 전체 집단과 성원 개인에게 미치는 힘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집단 안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흐르는 긴장, 역할, 분위기의 총합입니다. 집단역학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긴장과 갈등, 가치와 규범, 집단의 목적, 의사소통 유형, 지위와 역할, 집단응집력, 하위집단, 집단발달단계, 집단의 크기와 물리적 환경, 집단문화, 피드백 등이 있습니다.
방문요양센터에서 근무할 때 요양보호사·보호자·어르신이 함께 서비스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보호자는 안전을, 요양보호사는 현장의 어려움을, 어르신은 자신의 생활방식 유지를 각각 원했습니다. 세 사람이 같은 방에 앉아 있었지만 원하는 바가 달랐고, 긴장이 흘렀습니다. 저는 이때 누가 옳은지 판단하기보다 공통 목표인 '어르신의 안정적인 생활'로 대화의 초점을 다시 잡았습니다. 이것 역시 집단 안의 긴장과 갈등을 다루는 집단역동성의 문제였습니다.
집단과정 명료화 기술은 이런 상황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집단과정 명료화란, 성원들이 자신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스스로 인식하도록 돕는 기술입니다. 사회복지사는 집단 안에 내재된 규범이나 특정 성원의 역할, 상호작용 패턴을 부드럽게 짚어 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지금 여러 이야기가 나왔는데, 오늘 주제와 연결해서 정리해 볼까요?"처럼 말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지식 및 정보습득은 집단역학의 구성요소가 아닙니다. 이 점은 시험에서도 자주 혼동되는 부분인데, 집단역학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관계와 상호작용의 질에 관한 개념이기 때문입니다(출처: National Association of Social Workers).
집단응집력, 동질성이 전부는 아닙니다
집단응집력이란, 성원들이 집단에 머물고 싶어 하는 힘, 즉 집단에 대한 매력과 결속감의 총합입니다. 일반적으로 동질적 집단, 즉 연령·교육수준·문제유형이 비슷한 집단에서 응집력이 더 빨리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르신들 사이에서 "나도 밤에 혼자 있으면 무서울 때가 있다"는 말이 나오면, 다른 어르신이 "나도 그렇다"고 반응하면서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장면을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가 집단 안에서 생기는 순간, 집단응집력이 실제로 형성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동질적인 집단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어르신들이 모이면 공감이 빠른 대신, 대화가 계속 걱정이나 불평으로만 흘러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때 집단지도자는 그 감정 자체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럴 때 조금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 있으셨어요?"처럼 방향을 조금씩 틀어 주어야 했습니다. 이것이 행동 기술 중 재정의와 연결됩니다. 재정의란, 성원이 문제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도록 돕는 기술을 말합니다.
집단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무조건 성원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어르신은 적극적으로 말하고 싶어 하고, 어떤 어르신은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느낍니다. 집단지도자가 "모두 똑같이 참여해야 한다"는 전제를 두는 순간, 오히려 집단이 경직될 수 있습니다.
피드백과 집단 목표, 처음부터 명확하게 세워야 합니다
집단이 실패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집단 목표의 모호성 또는 목표에 대한 성원들의 의견 불일치입니다. 집단의 목표는 처음부터 분명하게 설명되어야 하고, 성원들이 자신의 기대와 관심을 표현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목표는 집단지도자 혼자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성원·사회복지사·기관 목적의 상호작용에 의해 수립됩니다. 따라서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목표가 모호한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어르신들이 "오늘 왜 왔지?"라는 표정을 짓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오늘은 혼자 있을 때 안전하게 지내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 봅시다"처럼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르신들의 집중도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목표가 구체적일수록 성원들의 참여 의욕과 집단에 대한 매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저는 이 장면에서 매번 확인했습니다.
피드백을 줄 때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피드백이란, 성원들에게 그들의 역할 수행이나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때 핵심은 클라이언트의 장점에 초점을 두는 것입니다. 클라이언트는 단점이 지적될 때가 아니라 장점이 인정될 때 성장한다는 원칙입니다.
어르신에게 "그건 잘못하신 거예요"라고 바로 말하면 위축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오늘 이 자리에 나오신 것 자체가 생활을 유지하려는 큰 힘입니다"라고 먼저 말하면, 어르신이 훨씬 편안하게 피드백을 받아들였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매번 반복해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또한 성원 간 의사소통의 연계 기술도 중요합니다. 이 기술이란, 성원들이 사회복지사와만 소통하는 구조가 아니라 성원 간 직접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을 말합니다. "방금 어르신께서 하신 말씀, 다른 어르신들은 어떻게 느끼셨어요?"처럼 연결해 주는 방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단과정 촉진 기술과 행동 기술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집단과정 촉진 기술은 집단 안에서 성원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반면 행동 기술은 집단의 목적과 과업을 실제로 달성하도록 돕는 기술로, 직면이나 재정의처럼 성원의 인식이나 행동 변화를 직접 이끄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집단과정 촉진 기술이 판을 깔아 주는 역할이라면, 행동 기술은 그 판 위에서 변화를 만들어 내는 역할입니다.
Q. 집단응집력을 높이려면 동질 집단으로 구성해야 하나요?
A. 동질 집단은 공감이 빨리 형성되고 상호작용이 활발해지는 장점이 있어 응집력 형성에 유리한 편입니다. 그러나 동질성만으로 응집력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성원들이 모여도 대화가 부정적 방향으로만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지도자가 재정의 기술로 방향을 조절하는 것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Q. 집단 목표는 한 번 정하면 바꾸면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집단 목표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집단과정에서 변화하는 성향을 가집니다. 처음 설정한 목표라도 성원들의 필요나 집단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목표가 자주 바뀌면 성원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으므로, 변경 시에는 성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 집단지도자가 너무 많이 개입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A. 지도자가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거나 모든 결정을 대신하면 성원들의 자발성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집단의 힘은 성원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에서 나오기 때문에, 지도자는 필요한 만큼만 개입하고 성원들 간의 직접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자조집단적 성격이 있는 집단에서는 지도자의 역할이 더욱 절제되어야 합니다.
결론
집단지도자의 기술은 프로그램을 잘 진행하는 절차적 능력이 아닙니다. 집단 안에서 일어나는 관계, 감정, 갈등, 참여의 온도를 민감하게 살피는 전문적 능력입니다. 저는 노인복지 현장을 거치면서, 같은 프로그램도 지도자가 어떻게 반응하고 연결하느냐에 따라 어르신들의 참여 정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장면을 반복해서 목격했습니다.
집단과정 촉진 기술로 흐름을 만들고, 집단역동성을 읽으며 집단과정 명료화로 성원들의 인식을 돕고, 집단응집력을 조절하고, 장점 중심의 피드백으로 성원의 성장을 이끄는 것, 이 모든 것이 맞물려야 집단이 제 기능을 합니다. 집단사회복지실천을 공부하거나 현장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분이라면, 이론과 자신의 경험을 연결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