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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도력 (내부 지도자, 공동지도력, 집단과정 촉진)

notion70071 2026. 7. 31. 10:06

목차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막히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열심히 준비한 내용인데 분위기가 어색하거나, 특정 어르신이 대화를 독점하거나, 소극적인 분들이 끝까지 한마디도 못 하고 끝날 때 말입니다. 저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현장에서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겪었고, 그때마다 집단지도력이 단순한 '진행 능력'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내부 지도자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집단을 운영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가 비공식적 영향력을 가진 성원의 존재입니다. 이를 집단 내부 지도자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내부 지도자란 공식적으로 지명되지 않았지만 집단 성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신뢰와 영향력을 얻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런 분은 생각보다 빨리 나타납니다. 첫 모임부터 다른 어르신들에게 먼저 말을 거시고, 낯선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공식 진행자인 저보다 그분의 한마디가 집단 분위기를 바꾸는 힘이 더 셌습니다.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습니다.

     

    이때 진행자가 내부 지도자를 경쟁 상대로 인식하면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집단성원들에 의해 내부적으로 인정받은 지도자의 영향력은 외부에서 지명된 지도자보다 실질적으로 강력할 수 있기 때문에, 공식 진행자가 이를 억누르려 할수록 집단 전체의 긴장감만 높아집니다. 반대로 내부 지도자의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하고 집단 목적에 맞게 연결하면, 진행자와 내부 지도자가 서로 보완하는 구도가 만들어집니다.

     

    물론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정 어르신이 지나치게 발언을 많이 하거나 다른 분의 의견까지 대신 정해버리려 할 때입니다. 이럴 때 무조건 제지하면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고, 그냥 두면 다른 성원들이 참여하기 어려워집니다. 저는 이런 순간에 "다른 분들 생각도 한번 들어볼까요?" 라는 말 하나로 집단 의사소통의 초점 유지를 자연스럽게 시도했습니다. 집단 의사소통의 초점 유지란 대화가 특정 성원에게 쏠리거나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전체 흐름을 조율하는 기술입니다. 생각보다 이 한마디가 효과적이었습니다.

     

    집단지도력과 관련하여 국내에서도 관련 기준이 정비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운영지침을 통해 집단 프로그램 운영 시 진행자의 역할과 성원 간 상호작용 촉진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프로그램 전달을 넘어 집단과정 전체를 관리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https://www.mohw.go.kr)).

     

    집단 내부에서 발생하는 이런 역학 관계를 제대로 읽으려면 경험이 필요합니다. 처음 현장에 나갔을 때는 프로그램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만 신경 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집단 안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누가 말을 못 하고 있는지를 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그게 집단지도력의 시작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공동지도력과 집단과정 촉진기술의 실제

     

    혼자 집단을 진행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전체 흐름을 이끌면서 동시에 각 성원의 반응을 개별적으로 살피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한계를 몸으로 느끼고 나서야 공동지도력의 필요성을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공동지도력(co-leadership)이란 두 사람 이상의 진행자가 협력하여 하나의 집단을 함께 이끄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진행을 분담하는 구조인데, 단순히 역할을 나누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어르신 집단에서는 청력 저하, 이동의 어려움, 인지 속도 차이 등이 한 집단 안에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전체 흐름을 이끄는 동안 다른 사람이 소극적이거나 어려움을 보이는 성원을 세심하게 살필 수 있다는 것이 실제로 매우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공동지도력이 집단 성원에게 주는 이점 중 제가 현장에서 직접 느꼈던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두 진행자가 의견 차이를 건강하게 조율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원들이 갈등해결 방식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 진행자가 둘이면 소극적인 성원에게 개별적인 관심을 더 줄 수 있어 참여율이 높아집니다.

    - 집단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거나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한 명이 상황을 안정시키는 동안 다른 한 명이 흐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동지도력이 항상 잘 작동하는 건 아닙니다. 두 진행자가 사전에 역할 분담과 집단 목표를 충분히 공유하지 않으면, 성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방향이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사전 조율 없이 진행하면 집단이 끝난 후 진행자끼리 서로 아쉬운 부분만 남기게 됩니다.

     

    집단지도자의 개입 기술은 크게 집단과정 촉진 기술, 자료 수집 및 사정 기술, 행동 기술로 구분됩니다(토스랜드와 리바스). 이 중 집단과정 촉진 기술은 성원 참여 촉진, 주의 집중, 표현 기술, 반응 기술, 집단 의사소통의 초점 유지, 집단과정의 명료화, 집단 상호작용의 지도를 포함합니다. 여기서 집단과정의 명료화란 집단 안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이나 역동을 성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언어로 짚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어르신 집단에서 "나는 잘 몰라요"라고 하며 뒤로 물러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이때 억지로 발언을 유도하기보다 쉬운 질문 하나를 먼저 드리거나, 작은 대답에도 진심으로 반응해 드리는 것이 참여 촉진에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그 어르신이 한마디 하셨을 때 다른 성원들도 자연스럽게 끄덕이는 장면은, 집단 상호작용의 지도가 어떤 것인지 직접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재정의(reframing) 기술도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재정의란 성원이 문제 상황을 바라보는 방식을 전환하도록 돕는 행동 기술로,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성원의 태도와 변화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사회복지사가 집단 안에서 이 기술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려면 상당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사회복지사의 전문성 향상과 현장 실천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집단 개입 관련 역량도 이에 포함됩니다([출처: 한국사회복지사협회](https://www.welfare.net)).

     

    집단지도력은 결국 성원들이 안전하게 참여하고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적 능력입니다. 공식적인 지위보다 실제 집단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읽는 눈, 그리고 그에 맞게 유연하게 반응하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집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거나 현장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내부 지도자를 경쟁 상대로 볼 것인지 협력 자원으로 볼 것인지부터 다시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그 인식의 전환 하나가 집단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는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집단지도자는 모든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성원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옆에서 돕는 촉진자에 가까워야 한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 참고: 사회복지실천기술론-집단지도력의 요소와 유형 / 집단지도자의 기술

     

     

    집단지도력 (내부 지도자, 공동지도력, 집단과정 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