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집단사회복지실천 모델 (치료모델, 사회적 목표모델, 상호작용모델)

notion70071 2026. 7. 29. 10:27

목차


    노인복지 현장에서 집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면 이런 고민이 생깁니다. "같은 어르신들을 모아 진행하는데, 왜 어떤 집단은 효과가 있고 어떤 집단은 겉돌까?" 저도 노인맞춤돌봄서비스에서 전담 사회복지사로 근무할 때 이 질문을 반복해서 마주쳤습니다. 집단을 어떤 목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사회복지사의 역할도, 집단이 가져다주는 효과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치료모델, 사회적 목표모델, 상호작용모델은 무엇이 다른가

     

    집단사회복지실천의 세 모델은 집단을 바라보는 출발점 자체가 다릅니다.

     

    치료모델(Treatment Model)은 개인의 역기능적 행동 변화를 돕는 데 집중합니다. 여기서 역기능이란 개인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되는 심리적·행동적 문제를 뜻합니다. 배우자와 사별한 후 심한 우울감을 겪거나, 가족과의 단절로 사회적 관계가 무너진 어르신에게는 이런 접근이 필요합니다. 치료모델의 이론적 기반은 행동수정이론과 자아심리학입니다. 이 모델에서는 집단을 개인 치료를 위한 수단으로 봅니다. 그래서 성원들의 자기표출, 즉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집단 안에서 드러내는 정도가 높아지며, 비밀보장과 안전한 집단 분위기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합니다.

     

    제가 정서지원 프로그램에서 직접 경험한 것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처음에는 말 한 마디 꺼내지 않던 어르신이 다른 어르신의 사별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 순간, 집단이 개인의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런 집단에서 사회복지사는 분위기를 먼저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이 공간이 안전하다는 것을 먼저 전달해야 합니다.

     

    사회적 목표모델(Social Goals Model)은 방향이 다릅니다. 개인의 치료보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 개발과 사회적 참여를 목표로 합니다. 사회복지사는 교사, 조력자, 촉진자 역할을 하며, 집단 안에서 토론과 합의, 집단과제 개발 및 실행 같은 활동을 통해 성원들의 민주적 참여 능력을 키웁니다. 이 모델의 이론적 토대는 체계화된 중심이론이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대표 학자인 위너가 사회체계이론을 활용했지만, 모델 전체를 아우르는 이론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사회적 목표모델에서 사회복지사의 주요 과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발굴하고 연결하는 자원 개발

    - 지역사회의 사회적 붕괴를 예방하는 비공식적 사회행동 지원

    - 성원 간 소속감과 결속력 증대

    -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의 훈련과 실천

     

    저는 프로그램 내용을 정할 때 어르신들에게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세요?" 하고 먼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정해주세요"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번 반복하자 조금씩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고, 어르신들이 직접 선택한 활동에는 참여도 자체가 달랐습니다. 이 작은 경험이 사회적 목표모델이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상호작용모델(Interactional Model)은 집단성원 간의 상호작용, 그리고 성원과 환경 사이의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이론적 기초는 체계이론과 장이론입니다. 여기서 장이론(Field Theory)이란 개인의 행동이 그를 둘러싼 심리적·사회적 환경 전체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이 모델에서 사회복지사는 중재자(Mediator), 혹은 가능케 하는 사람(Enabler)으로 기능합니다. 집단을 일방적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성원들이 서로 연결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역할입니다.

     

    상호작용모델에서는 투사(Projection)라는 기법도 활용됩니다. 투사란 자신의 무의식적 감정이나 내면의 갈등을 집단 내 다른 성원에게 전이하는 심리역동적 과정을 말합니다. 이는 집단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감정 흐름을 치료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본 장면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말수가 적던 어르신이 다른 어르신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고 반응하는 모습, 그것 자체가 집단 안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모델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론을 배울 때는 세 모델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현장에서는 그렇게 선명하게 나뉘지 않습니다. 하나의 노인복지 프로그램 안에도 치료적 요소, 상호작용 요소, 사회적 참여 요소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방문요양센터에서의 서비스 조정 회의를 예로 들면, 이 자리는 개인의 정서적 성장보다는 어르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 돌봄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 논의하는 목적으로 열렸습니다. 이처럼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된 집단을 과업집단(Task Group)이라 합니다. 과업집단은 치료나 성장보다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서는 각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알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노인 집단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집단의 목적과 성원의 특성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2023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약 33.4%가 외로움을 주요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https://www.mohw.go.kr)). 이 수치는 단순히 외로움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서적 고립이 일상적인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치료모델이든 상호작용모델이든, 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프로그램은 채워지지 않은 형식에 그칩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집단사회복지실천에서 집단의 목적과 성원 특성에 맞는 모델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사회복지사협회](https://www.welfare.net)). 저는 이 말이 현장에서 어떤 의미인지 경험으로 이해합니다.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로 연결되고, 안전하게 표현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경험을 했을 때 집단은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세 모델 중 어느 하나가 정답이라기보다, 사회복지사가 각 모델의 목적과 이론적 기초를 정확히 이해하고 현장에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집단이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자리가 아니라 성원들에게 실질적인 변화와 지지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이 세 모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노인복지 현장에서의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담은 것이며, 전문적인 사회복지 실천 지도나 슈퍼비전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 참고: 사회복지실천기술론-집단사회복지실천의 모델

     

     

    집단사회복지실천 모델 (치료모델, 사회적 목표모델, 상호작용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