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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발달단계 초기단계 (불안, 오리엔테이션, 응집력)

notion70071 2026. 9. 6. 21:23

목차


    솔직히 저는 처음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초기단계가 그냥 '시작하는 시간'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노인맞춤돌봄서비스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니 완전히 달랐습니다. 어르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해서 바로 마음을 여는 게 아니었습니다. 집단발달단계의 초기단계는 이후 집단 전체의 방향을 사실상 결정하는 시기였습니다.



    어르신들이 처음부터 편안할 거라는 착각 — 불안과 저항

    집단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하던 날, 저는 꽤 당황했습니다. 어르신들은 준비된 자리에 앉아 계셨지만, 분위기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딱딱했습니다. 어떤 어르신은 "나는 이런 거 잘 못 한다", "괜히 나와서 민폐 되는 것 아니냐"고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겸손하신 표현이라고 넘겼는데, 돌이켜보면 그건 낯선 사람과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anxiety)에서 나온 반응이었습니다. 여기서 불안이란, 집단성원이 자신의 욕구가 이 집단 안에서 충족될 수 있는지 알 수 없어 느끼는 긴장과 두려움을 뜻합니다.

    특히 비자발적 집단 성원, 즉 본인의 의사보다 가족이나 기관의 권유로 참여한 어르신의 경우 저항(resistance)의 강도가 더 높았습니다. 저항이란 집단 참여 자체를 심리적으로 거부하거나 소극적으로 회피하는 반응입니다. "이런 거 해도 뭐가 달라지겠냐"고 말씀하시거나 활동 내내 팔짱을 끼고 계신 어르신을 보면서, 억지로 참여를 이끌어내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먼저 살피고,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방식으로 접근을 바꿨습니다.

    집단발달단계 이론에서도 초기단계의 집단성원은 낯선 환경과 사람에 대한 불신, 자신이 이 집단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갖는다고 설명합니다(출처: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그 어색한 침묵과 소극적인 태도가 바로 이 이론이 말하는 장면이었던 것입니다.

    • 낯선 사람·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과 불신
    • 집단에서 자신의 욕구가 충족될 수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
    • 비자발적 성원일수록 저항의 강도가 심해짐
    • 참여를 강요하기보다 선택권을 주는 방식이 효과적
    요약: 초기단계 집단성원의 불안과 저항은 이론적 개념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마주치는 모습이며, 이를 무시하고 진행을 밀어붙이면 집단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진행자에게만 말을 거는 이유 — 오리엔테이션의 힘

    초기단계에서 흥미로웠던 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옆에 앉은 분에게는 말을 잘 걸지 않으면서, 저 같은 진행자에게는 "이거 어떻게 하는 거예요?", "저분은 누구예요?", "오늘 몇 시까지 해요?" 하고 계속 질문을 하셨습니다. 이게 왜 그럴까 한참 생각했는데, 결국 집단성원 간 관계가 아직 형성되지 않아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회복지사에게 의존하는 모습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시기에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오리엔테이션이란 집단이 시작되기 전 또는 시작 직후에 집단의 목적, 진행방식, 참여자의 역할, 규칙 등을 안내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제가 경험상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식은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인사 나누고, 그다음 간단한 활동을 하고, 마지막에 소감을 나누겠습니다"처럼 순서를 설명하면 어르신들이 눈에 띄게 안정감을 찾으셨습니다. 특히 노인 집단에서는 시간과 순서를 미리 아는 것만으로도 불안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비밀보장(confidentiality) 원칙을 설명하는 것도 오리엔테이션의 핵심 요소입니다. 비밀보장이란 집단 안에서 나눈 개인적인 이야기를 외부에 함부로 공개하지 않도록 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원칙입니다. 집단 안에서는 가족 이야기, 건강 문제, 경제적 어려움처럼 민감한 내용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매 집단 시작 전에 이 부분을 짧게라도 안내했는데, 그냥 넘어갈 때보다 어르신들이 조금씩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시는 차이가 있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또한 집단의 규범(group norm), 즉 집단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면 좋은지에 대한 암묵적·명시적 기준을 초기에 함께 세우는 것이 이후 집단 운영의 기초가 됩니다. 사회복지사가 일방적으로 규칙을 정하기보다는, 성원들이 "서로 끊지 않고 듣기", "판단하지 않기" 같은 기준을 함께 만들어가도록 돕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요약: 초기단계의 오리엔테이션은 형식적인 안내가 아니라, 성원들이 집단을 안전한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는 실질적인 개입입니다.

     

    "나도 그래요" 한 마디가 바꾼 분위기 — 공통점과 응집력

    초기단계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느낀 순간이 있습니다. 한 어르신이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힘들다"고 조용히 말씀하셨을 때, 맞은편 어르신이 "나도 그래요"라고 답하셨습니다. 그 짧은 교환 이후로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각자 조심스럽게 앉아 계시던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하셨고,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이게 바로 집단응집력(group cohesion)이 형성되는 순간입니다. 집단응집력이란 집단성원들이 서로에게, 그리고 집단 자체에 느끼는 소속감과 유대감을 의미하며, 이후 집단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핵심 동력이 됩니다. 이 응집력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초기단계에서 공통점을 찾아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쌓입니다. 독거, 건강 문제, 사별, 자녀에게 부담 주기 싫다는 마음 — 이런 비슷한 경험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인식을 만들어 줍니다.

    사회복지사의 역할 중 하나는 이런 공통점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고 연결해 주는 것입니다. 저는 성원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할 때 "두 분 다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라고 짚어드리는 방식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이런 작은 개입이 집단 안의 연결감을 키우는 데 생각보다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편 소시오그램(sociogram)이라는 도구도 이 시기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소시오그램이란 집단성원들 간의 관계를 선으로 표현한 도표로, 누가 누구와 가깝고 누가 소외되어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실제로 그림을 그리지 않더라도, 저는 누가 누구와 자주 이야기하는지, 특정 어르신이 계속 대화에서 빠지고 있는지를 눈으로 살피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성원이 접촉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초기에 작은 하위집단이 생기면 나머지 성원이 더 소외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초기단계에서 지나치게 깊은 자기노출을 끌어내려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집단 초기에는 성원 간 신뢰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시기에 가족 갈등이나 개인적 상처를 갑자기 꺼내면 본인도 부담스럽고 다른 성원도 당황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름, 사는 지역, 오늘 오게 된 이유처럼 가벼운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신뢰는 중간단계(개입단계)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깊어집니다.

    요약: 초기단계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과정이 집단응집력의 씨앗이 되며, 이를 위해 사회복지사는 작지만 세심한 개입을 꾸준히 이어가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단발달단계 초기단계에서 사회복지사는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나요?

    A. 초기단계에서는 성원들이 서로보다 사회복지사에게 먼저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 시기만큼은 사회복지사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합니다. 단, 모든 대화를 주도하거나 지나치게 엄격하게 규칙을 정하면 성원들의 자발성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안정적인 틀은 제공하되, 성원들이 서로에게 조금씩 말을 걸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균형이 중요했습니다.

     

    Q. 비자발적으로 참여한 집단성원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억지로 참여를 이끌어내려 하면 저항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먼저 참여를 꺼리는 이유를 파악하고, 이 집단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쉬운 말로 설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작은 선택권이라도 주어질 때, 예를 들어 활동 방식이나 발언 여부를 본인이 결정할 수 있게 하면 집단을 덜 강제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Q. 집단 초기단계와 중간단계(개입단계)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초기단계에서는 불안, 긴장, 탐색이 중심이라면, 중간단계에서는 성원 간 신뢰와 소속감이 높아지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집단 안에서 더 자유롭게 표현하게 됩니다. 갈등이나 차이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중간단계의 특징입니다. 초기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져야 중간단계의 깊은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Q. 소시오그램은 실제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나요?

    A. 소시오그램을 실제로 그려서 분석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그 관점 자체는 현장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누가 누구와 자주 대화하는지, 특정 성원이 계속 소외되고 있는지를 눈으로 살피는 것만으로도 사회복지사가 어디에 개입해야 할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초기단계부터 이런 시각으로 집단을 관찰하면, 하위집단 형성이나 소외 문제를 초반에 잡을 수 있습니다.

     

    결론

    집단발달단계의 초기단계는 단순히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 아닙니다. 저는 노인복지 현장에서 직접 겪으면서, 이 시기가 앞으로의 집단 전체를 결정짓는 기초 공사 단계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성원들의 불안을 줄이고,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집단의 목적과 규범을 함께 만들고, 공통점을 찾아 응집력의 씨앗을 심는 것 — 이 세 가지가 초기단계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거나 현장에서 집단 프로그램을 처음 맡게 된 분이라면, 초기단계를 그냥 '인사 나누는 시간' 정도로 넘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 단계에서 어떤 분위기가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이후 집단이 얼마나 의미 있게 운영될 수 있는지가 크게 달라집니다.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초기단계가 흔들리면 중간단계에서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다뤄도 성원들이 마음을 열기 어렵습니다.

    참고: 사회복지실천 — 집단발달단계 / 초기단계

     

     

    집단발달단계 초기단계 (불안, 오리엔테이션, 응집력)